이재진 변호사
1. 사건의 경위
피고인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신성의약품),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 중 핵심이 된 혐의는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 부분입니다.
피고인은 향정신성의약품의 하나인 케타민을 투약하려는 의도로 행동하였으나, 실제로는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인 ‘플루오로-2-옥소 피시이’를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피고인은 대상의 착오로 의도와 다른 물질을 투약하였고, 그 결과 케타민 투약에 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제2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 재활교육 이수명령을 부과하였고,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 가 불능미수에 불과함을 들어, 이러한 이수명령 부과의 법적 근거 및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상고하였습니다. 주요 쟁점은 마약류관리법상 불능미수범도 이수명령 대상인 ‘마약류사범’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는 마약류사범, 즉 “제3조·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마약류를 투약· 흡연 또는 섭취한 사람”을 정의하고, 이러한 마약류사범에게 유죄판결 선고 시 원칙적으로 수강명령이나 이수 명령을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강명령은 집행유예 시 그 기간 내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고, 이수명령은 벌금형 이상 선고 시 치료과정을 이수하게 하는 조치로서, 마약류 범죄자의 재범 방지와 사회복귀를 돕기 위 한 취지이고, 법은 이러한 교육·치료명령의 대상을 규정하고자 마약류사범의 정의를 별도로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죄의 불능미수범도 해당 법률상의 ‘마약류사범’에 포함된다고 해석하였습니다. 비록 피고인이 의도한 특정 향정신성의약품(케타민)은 실제 투약되지 않았지만, 대상의 착오로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여 결과적으로 마약류관리법 위반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 경우에도, 재범 위험성이나 치료 필요성의 측면에서는 기수범과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불능미수범도 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 제1항이 정한 ‘마약류사범’으로 보아 이수명령 등의 조치를 병과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 제1항은 '제3조,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마약류를 투약, 흡연 또는 섭취한 사람'을 '마약류사범'으로 정의하고 있고, 이 조항이 범죄 구성요건이 아니라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의 대상으로서 마약류사범을 독자적으로 정의한 것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그에 따라, 대법원은 대상의 착오로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여 불능미수가 성립하는 경우에도, 재범 가능성을 고려한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의 필요성 측면에서 기수범과 차이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3. 결어
불능미수(형법 제27조)란 행위자에게 범죄의사가 있고 실행의 착수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더라도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처음부터 결과발생 또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다만 그 행위의 위험성이 있으면 미수범으로 처벌합니다.
한편, 그 위험성은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그리고 대법원은 2025도2199 판결에서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나목의 '케타민'을 투약할 고의로 같은 호 가목의 '플루오로-2-옥소 피시이'를 투약한 사건에서, 대상의 착오로 인한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판단하므로 인하여, 마약류 범죄에 대한 형사정책적 접근에서 처벌뿐만 아니라 치료와 교육을 통한 재범 방지에 중점을 두는 법원의 태도를 보여준 것으로 사료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