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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변호사] 쇼닥터, 법적 제재(制裁)만이 능사일까.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5.10.16 15:20 조회수 : 357

쇼닥터, 법적 제재(制裁)만이 능사일까.

 

법무법인 세승

박재홍 변호사

 

오는 27일은 가수 신해철의 1주기다. 신해철의 사망은 의료과실로 인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담당의사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리고 이는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의사, 이른바 쇼닥터(show doctor)’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왜냐하면 신해철의 담당의사가 종합편성채널의 의료정보 방송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거나 홈쇼핑채널을 통해 자신의 건강기능식품 등을 홍보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015. 2. 16.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이 방송, 신문인터넷신문, 장기간행물을 통하여 식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에 대한 건강의학정보를 거짓 또는 과장하여 제공하는 행위(이하 허위정보 제공행위’)를 의료인의 품위손상행위에 포함시키는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32호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그리고 개정된 의료법 시행령은 2015. 9. 15.부터 시행되어, 현재에는 의료인이 방송에 출연하여 허위정보 제공행위를 할 경우, 보건복지부가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의사에 대하여 최대 1년까지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과거 일부 의료인이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잘못된 건강의학정보를 제공하거나, 오로지 상업적 홍보 목적으로 방송매체를 악용하는 측면에 있어서는 비판이 있고, 이러한 비판을 받아들여 의료인의 허위정보 제공행위를 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 금번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이 간다.

 

다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특히 허위정보 제공행위의 범위에 관해서는 상당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

 

현행 의료법령은 건강의학정보를 거짓 또는 과장하여 제공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정의하고 있지 않지만, 대법원은 허위정보 제공행위와 유사한 형식으로 규정된 의료법상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의 의료광고에 관하여, 진실이 아니거나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진 내용을 담고 있어 의료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으로 하여금 오인혼동하게 할 염려가 있는 광고라 판시한 바 있다.

 

다만, 문제는 위 대법원 판례를 허위정보 제공행위에 준용하더라도, 거짓 또는 과장된 내용이 아니라거나 일반인이 오인혼동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객관적 기준과 근거가 제시되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

 

그래서 허위정보 제공행위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객관적 기준 및 근거의 수준을 엄격하게 해석할 경우, 일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건강의학정보를 진술하는 행위가 폭넓게 허위정보 제공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나아가 이는 의사가 대중에게 건강의료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기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된다.

 

사실 의료인이 방송 등을 통하여 건강의학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는 권장되어야 할 행위이다. 왜냐하면 의료인이 제공하는 건강의학정보는 국민의 합리적 선택에 도움을 주고, 의료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촉진시키는 등 공익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의료서비스 뿐만 아니라, 식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 의료와 관련된 상품을 제작, 판매, 홍보 과정에 의료인이 관여함에 있어서도 근본적으로 다르지는 않다.

 

즉 의료인의 건강의학정보 제공행위가 가지는 공익적 역할 등을 감안할 때, 의사의 방송 출연 내지 쇼닥터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만이 능사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인이 방송, 신문, 정기간행물 등을 통하여 국민에게 건강의학정보를 적법하게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을 마련하는 것에 있지 않을까.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의료인 단체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방송 출연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함으로써, 자율적으로 허위정보 제공행위의 범위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고자 한 것은 긍정적이다.

 

평소 의료인이 방송을 통하여 제공하는 건강의학정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국민의 일인으로서, 위와 같은 의료계의 자정 노력을 반영하여,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가 허위정보 제공행위에 대한 사후적 제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의료인 스스로가 허위정보 제공행위를 제한하거나 시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적 절차와 기준을 도출해 내기를 기대해본다. .

 

(출처 : 의료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