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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칼럼

[최민호 변호사] 의료과실과 진료비 청구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7.11 11:02 조회수 : 403

의료과실과 진료비 청구

 

법무법인 세승

최민호 변호사

 

최근 대법원은 의료과실 있는 병원(원고)이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 중인 피해자(피고)를 상대로 진료비를 청구한 사안에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

 

피해자는 과거 병원을 상대로 한 1차 의료소송에서 병원의 과실과 그에 따른 일실수입, 향후치료비 및 개호비 등의 손해배상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피해자는 위 소송 감정의가 추정한 기대여명기한보다 오래 생존하자 병원을 상대로 다시 추가 발생한 손해와 향후치료비 및 개호비의 지급을 구하는 2차 의료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때, 피해자는 피해자의 생존을 조건으로 2012년경까지의 향후치료비와 2037년까지의 향후개호비를 각 청구하여 인정받았는데, 향후치료비는 2차 의료소송 감정의가 추정한 기대여명기한을, 향후개호비는 우리나라 여성 평균여명 종료일을 그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한편, 피해자는 2차 의료소송 감정의가 추정한 기대여명기한이 지나서도 생존하였고, 이에 병원을 상대로 2014년 이후의 향후치료비 등 지급을 구하는 3차 의료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향후치료비 부분이 2차 의료소송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보아 각하하였다.

 

이에 병원은 피해자를 상대로 피해자가 계속 입원치료를 받으면서 발생한 2015년분 진료비를 청구하였다.

 

대법원은 의사의 과실로 환자 신체에 손해가 발생하고, 이후 그 후유증세 치유 또는 악화 방지를 위한 치료를 계속한 경우, 그 치료행위는 진료채무 본지에 따른 것이 아니거나 손해전보의 일환에 불과하므로, 병원은 환자에게 그 치료비 등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전제하였다.

 

그리고 피해자가 2차 의료소송에서 2013년 이후 향후치료비를 청구하지 않아 별도 소송으로 이를 청구하는 것은 2차 의료소송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소송법상 허용되지 않지만, 그 권리가 실체법상 소멸한 것은 아니므로, 병원으로서는 피해자가 위 권리를 포기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치료비 등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법원은 피해자가 2차 의료소송에서 2013년 이후 향후치료비 청구를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채 확정되었으므로, 더 이상 병원에 소송으로 향후치료비 지급을 구하거나(소구력) 그 지급을 강제(집행력)할 수 없지만, 그 권리 자체가 소멸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한편, 피해자가 원고병원에서 퇴원하여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계속하면서 원고병원을 상대로 향후치료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면, 법원은 3차 의료소송 때와 같이 피해자의 청구가 2차 의료소송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하여 각하하였을 것이다.

 

결국, 병원으로서는 의료과실 피해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계속하는지에 따라 그 치료비 상당의 경제적 부담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법원은 병원과 환자 간 치료위탁계약이 민법상 위임계약으로, 원칙적으로 병원과 환자 모두 민법 제689조에 따라 그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병원은 의료법 제15조 제1의료인은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환자의 진료 요청을 거부하고 퇴원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의료과실에 관한 분쟁이 소송으로 나아가는 경우 실체법상 손해배상의 법리뿐만 아니라 소송법적 쟁점이 중요한 화두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의료소송 분야에서의 독특한 법리들이 사안에 내재한 경우가 드물지 않아 해당 분야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가장 바람직한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출처  : 의료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