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소개

기고문/칼럼

[김선욱 변호사] 대리처방과 대리수령 논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5.09.05 10:09 조회수 : 1865

대리처방과 대리수령 논란

법무법인 세승

김선욱 변호사

 

 

최근 모 유명 가수의 향정신성의약품 처방과 관련해서 논란이 발생한 보도를 접하게 되었다. 가수 측은 대리수령에 해당한다고 하고, 이에 반해 이를 대리처방이라고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로 뉘앙스가 다른 용어가 사용되는데 대리처방이라는 용어는 불법이 있다는 측이 사용하고 있고, 대리수령은 불법은 아니라는 주장이 사용하는 용어로 읽힌다.

 

과거부터 만성질환이 있는 거동 곤란 환자가 병원에 직접 오지 않고 보호자가 약을 처방받는 관행이 있었다. 엄밀히는 의료법 처방전 규정 위반 소지가 있었으나, 보건복지부는 유권해석을 통해 이를 합법화해 주었고, 국민건강보험도 재진 진찰료의 50% 수준으로 수가를 적용해주었다. 이러한 관행을 대리처방이라고 불렀다. 이 시절에도 병원에서 진료를 보아왔던 재진 환자만을 대상으로 인정해 주었다. 2020. 2. 28. 개정 의료법의 처방전 대리수령규정이 의료법에 도입되면서, 수십 년간 유권해석에만 의존했던 대리처방 제도가 합법화되었다. 따라서 엄밀히는 대리수령이 정확한 법적 용어가 된 셈이다.

 

대리처방이든 대리수령이든 간에 그간 별로 이슈를 끌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2020년대 전후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마약 청정국이었던 우리나라에 마약이 급증하게 되면서, 신종 마약 공급처로 병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처방과 대리수령을 통한 마약 유통이 문제가 된 것이다. 치료 등을 위해 제한적으로 처방되어 조제되는 향정이 마약으로 유통되는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는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되었다. 특히 COVID-19 사태 이후 2000년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가 허용되고, 이후 의정사태로 인해 2024년 비대면진료가 확대됨에 따라, 비대면진료와 대리수령이 동시에 가능한 상황이 거동 곤란 환자의 편의성 증대라는 선의의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생기게 되었다.

 

보도도 되었고 판례도 있는 사안을 소개한다. 편지를 통해 처음으로 사연을 알게 된 의사가 교도소에 있는 환자에게 편지로 향정 처방전을 보낸 사례에서, 법원은 직접 진료하지 않고 처방한 혐의로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했고, 복지부는 2개월 면허정지를 한 사례이다. 의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행정법원도 복지부의 처분을 수긍했다. 이러한 일이 보도된 후로 법무부는 향정 처방전이나 약품은 교도소 내로 반입하지 않겠다는 지침을 발표한 바도 있었다. 하지만, 현행법으로는 처방되는 약이 향정의약품이라도 대리수령이 의료법이 규정한 적법한 절차를 지켰다면 위법은 아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 불법 대리수령에 관련된 병원은 선의의 피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허위 환자나 허위 대리수령자가 개입된 경우이다. 적극적으로 병원을 속이거나 허위서류를 제출하거나 또는 병원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면서 확인서류를 대조함에 있어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함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유명 가수의 경우도, 대리수령에 있어 소속사 직원은 법상 대리수령이 법으로 허용되는 직계존속 등이 아니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물론 위 유명 가수가 비대면이라도 진료를 본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진료를 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대리수령 처벌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부연하자면, 의료법 제17조의 2는 진찰을 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행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어서, 비대면이라도 진찰을 한 경우라면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게 된다. 다만 정부의 비대면지침에는 의약품수령은 환자나 직계가족만이 허용된다는 취지로 허용하고 있어, 사실관계를 보다 명확히 봐야겠지만, 가수의 경우 위법하다 평가할 소지도 있다. 나아가 한시적 비대면진료 지침에 따라 비대면진료가 가능하지만 2021년 정부는 향정의약품 등 오남용 우려 의약품에 대하여는 비대면진료에 따른 처방을 할 수 없도록 하였다. 만일 비대면진료로 향정을 처방하였다면 다른 법규인 의료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개설장소외 의료행위로 형사처벌과 행정처분(면허정지 3개월)의 법적 처벌이 뒤따를 수 있다.

 

 

대리수령 관련 제일 큰 피해자는 병원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사례와 같이, 의료법에 따라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면허정지의 행정처분까지 받게 될 법적 위험이 발생한다. 따라서 대리수령을 하게 할 수밖에 없는 의료기관은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우선 의료법이 허용하는 거동불편자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동일한 상병에 대하여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때에만 대리수령을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거동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인지는 사실 애매하다. 또한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라는 요건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이 부분은 동료 의사가 보더라도 장기간 같은 처방에 해당된다는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주치의 독단적 판단이나 환자 측의 요구만을 들어주면 안 된다. 향정의약품을 처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비대면으로라도 환자와 화상통화를 해서 거동곤란 여부를 확인하고 대리수령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그 과정을 진료기록부에 기록해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대리수령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의료법 시행규칙 제11조의2(처방전의 대리수령 방법)에 따라 환자와의 관계가 명백히 증명되었고 기타 필요한 기초 서류 등이 모두 구비된 경우에만 처방전을 발급하여 적법한 수령자에게 처방전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일부 병원에서 키오스크로 처방전을 출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경우 환자 이외의 제3자가 출력을 할 소지도 있으니 대리수령의 경우에는 키오스크를 통한 처방전 출력이 아니라 앞서 제시한 근거 서류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처방전을 수령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