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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선 변호사] 프로포폴, 오남용 환자로부터 의사를 보호하는 방법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4.02.05 15:04 조회수 : 4039

 

프로포폴, 오남용 환자로부터 의사를 보호하는 방법

 

법무법인 세승

조우선 변호사

 

2013년 미용 시술을 받으면서 프로포폴을 통한 수면마취를 받은 여자 연예인들과 이들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하여 준 의사들이 모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되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있었다. 프로포폴을 투약하여 준 의사들 중 일부는 구속되어 재판을 받기도 했다.

 

프로포폴은 진정 및 마취에 흔하게 이용되는 전신마취제이나 환각 효과가 있고 지속․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의존증상 및 중독성이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 이를 상습 투약하거나, 사망하는 등 오남용의 폐해가 심각하다. 이에 정부는 2011년 2월 1일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의 규제 대상인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 강력하게 규제를 하고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의사는 의료 외의 목적을 위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여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여진다. 의사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된다.

이와 같은 프로포폴의 규제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로, 환자가 프로포폴을 통한 수면마취를 요청하는 경우 의사가 이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용 시술의 경우는 환자의 건강 개선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환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의료행위를 결정하게 된다. 프로포폴에 중독된 자들은 가령 카복시 시술 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미용 시술을 반복적으로 받으면서 시술시 발생하는 통증을 완화하고 싶다면서 프로포폴을 놔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같은 요청을 받을 경우 의사가 이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두 번째는 환자가 시술 목적 외의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통한 수면마취를 요청하는지를 의사가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프로포폴에 중독된 환자들은 여러 곳의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부위를 바꾸어가며 시술을 받는 특징이 있다. 가령 한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이용한 수면마취를 통하여 팔에 카복시 시술을 받은 후 바로 다른 병원으로 가서 이번에는 허벅지에 카복시 시술을 요청하면서 아픈 게 싫으니 프로포폴을 투약하여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 이를 요청받은 의사가 환자가 이미 다른 병원에서 프로포폴 투약을 받고 왔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처방전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는 의료현실상 의사가 환자의 다른 병원에서의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숨기는 경우 이를 알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적발되는 경우 업무 목적 외가 아니라 의료행위를 위하여 프로포폴을 투약하였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형사처벌 뿐 아니라 의사 면허의 취소까지 당하게 된다. 결국 프로포폴을 의료행위에 사용하는 의사는 모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잠재적인 범죄자가 되는 셈이다.

 

프로포폴을 의료행위에 사용하는 의사는 자신의 행위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저촉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령 환자가 프로포폴을 통한 시술을 우선적으로 요청하는 경우, 수면마취 없이 국소 마취 등을 통하여 시술을 받도록 권고하여 보고, 그럼에도 환자가 프로포폴을 통한 수면마취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경우에는 환자의 다른 부위에 프로포폴 등의 마취 흔적이 있는지를 육안으로 확인하여 보고 문진하여 그 내역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여 기록을 남겨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환자가 통증에 민감하여 수면마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진단서를 환자로부터 받아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된다.

 

(출처 : 의료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