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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변호사] 안전한 신생아 진료 및 관리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4.11.18 10:43 조회수 : 3961

 

안전한 신생아 진료 및 관리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세승

조진석 변호사/의사

 

2014년 4월 법원은 A병원 의료진이 선천성 대사이상질환을 가진 신생아에 관하여 치료법이 없다고 오인하여, 해당 신생아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서 보행장애와 발달장애 등이 발생한 사건에 관하여 A병원 의료진의 과실 및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사건의 대강은 이렇다. 출생후 1주일 정도 지난 신생아가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하여 대학병원인 A병원 응급센터로 내원하였다. 신생아는 응급혈액검사결과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정상 수치를 훨씬 상회하여 A병원 의료진이 다른 검사를 병행한 결과 선천성 대사이상질환을 진단하였다. 그러나 A병원 의료진은 국내에 고암모니아혈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제가 없다고 오인하여 대증적 치료만 하다가 혈중 암모니아가 조절되지 않아서 신경계의 비가역적인 손상이 발생한 것이다.

 

위 선천성 대사이상질환 사건의 경우 A병원 의료진이 적절한 치료법을 확인하여 약물투여 및 혈액투석 등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였다면 해당 신생아에게 장애가 발생하지 않거나 장애정도가 훨씬 경감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의료적 판단이다.

 

위 사건 외에도 혈중 빌리루빈검사수치를 확인하지 않아 신생아에게 핵황달(Kernicterus)이 발생하여 운동장애와 청력장애가 발생한 사례도 있고, 선천성 대사이상질환을 진단하고도 신생아에게 단백제한식이를 처방하거나 지시하지 않아서 신생아가 사망하거나 신생아에게 운동장애 및 발달장애가 발생하여 문제되는 등 신생아 진료와 관련하여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신생아에 대하여 수유후 관찰을 게을리하여 수유된 분유가 역류하여 기도가 폐쇄되고 이로 인해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한 사례가 있고, 산부인과병원에서 신생아를 전기매트에 두고 잘 관찰하지 않아 신생아에게 중화상이 발생한 사례도 확인되는 등 신생아 진료 뿐만 아니라 신생아 관리와 관련하여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의료기관의 과실로 인하여 신생아에게 신체적 장애가 발생할 경우, 신생아는 신체적 특성상 성인 환자보다 장애의 정도가 더 크고 심각할 수 있어 이로 인해 신생아측이 직면하게 될 정신적 고통이나 금전적 부담이 상당히 클 수 밖에 없다. 또한 의료기관이 부담하여야 할 손해배상액도 수억원대가 될 수 있으며, 사회가 부담하여야 할 사회적 비용도 상당하게 된다.

 

신생아 관련 사고는 가족이나 의료기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고, 예방을 위해서는 의료진 개인의 역량강화도 중요하겠지만 안전한 신생아 진료·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의료진의 착오나 실수, 기타 문제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들은 신생아를 진료하거나 관리할 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생아의 상태나 검사수치를 이중으로 확인하게 하거나, 검사수치·활력징후 등의 이상소견이 확인될 경우 의료진에게 즉시 보고되어 확인하게 하는 검사결과전달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신생아 관리 매뉴얼을 작성하여 운용하는 등 안전한 신생아 진료·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신생아 진료 및 관리에 관한 시설과 인력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신생아 진료·관리상의 착오나 실수 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례를 파악하여 문제점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착오·실수 사례를 보고·공유·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또한 정부도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환자안전문제의 연장선상에서 신생아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의 신생아 진료·관리체계 개선과 시설·인력 확충에 대하여 진료수가반영, 개선자금 지원, 의료기관평가우대 등의 정책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이 착오·실수 사례를 자발적으로 보고하고, 착오·실수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관련 피해 배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면 관련 법적 책임을 감면하는 내용의 입법이 필요하다.

 

(출처 : MD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