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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칼럼

[조우선 변호사] 의료인 자격정지 시효 신설, 조속히 이루어져야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6.02.02 09:53 조회수 : 470


의료인 자격정지 시효 신설, 조속히 이루어져야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 조우선

 

의료인 자격정지 처분에 시효기간을 신설하는 입법안에 대한 논의는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2013년 박인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의안번호 4475)에는 자격정지처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의료인에게 면허정지처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이후 아직까지도 아무런 진척이 없어 의료인들의 지위를 장기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의료법 제66조는 의료인이 의료법 위반 행위를 하는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의료인의 면허자격을 정지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자격정지 기간 중 의료행위를 하거나 3회 이상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사유로 의사면허가 취소된다면 2년 내에는 의사면허가 재교부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의 자격정지처분을 할 수 있는 시효에 대해서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 현지조사 등을 통하여 의료법 위반 사실을 이미 적발하고도 몇 년간 전혀 아무런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가 갑자기 자격정지처분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에 관한 법원의 태도를 살펴보면 의료법 위반 사실 적발 후 몇 년이 지나서 뒤늦게 이루어지는 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처분이 무조건 위법하다고 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서울행정법원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불기소처분을 받은 의료법 위반 사안에 대하여 위반일로부터 10년이 지나서 이루어진 자격정지처분에 대해서 이 처분이 타당하다고 보았으며, 산모에게 태아 성별을 알려주었다는 이유로 선고유예를 받은 후 7년이 지난 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 역시 적법하다고 보았다.

 

오히려 뒤늦은 보건복지부의 자격정지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판례는 많지 않다.

의료법 위반으로 선고유예 확정판결 및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처분을 받은 의료인이 14년이 지난 후에야 같은 사건으로 의사면허자격 2개월의 정지처분을 받은 사건에 대해서 법원은 실효의 원칙'을 전제로 행정청의 뒤늦은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았다. 형사판결이 선고된 후 14년이나 경과하여 원고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복지부가 자격정지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가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애매한 것은 의료법 사실 적발로부터 7년 정도가 경과한 후 이루어지는 자격정지처분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하여 허위의 요양급여비용 청구를 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적발된 후 4년이 경과한 후 사전통지를 발하고, 적발일로부터 약 7년이 경과한 이후 자격정지처분이 이루어진 거의 유사한 사실관계에 대해서 서울행정법원의 한 재판부는 재량권의 일탈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다른 재판부는 이와 같은 뒤늦은 처분도 적법하다고 보았다.

 

판례는 의료법 위반 등으로 형사판결, 다른 행정사건의 판결 등이 확정되어 의료법 위반 사실이 확정되어 있었음에도 보건복지부가 지나치게 장기간 자격정지처분을 하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경우는 재량권의 일탈, 남용으로 보아 위법하다고 보고 있으나 이와 같은 사정이 없다면 단순히 장기간 자격정지처분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뒤늦게 이루어지는 자격정지처분을 위법하다고 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예규 인허가관련 범죄통보지침'은 인허가, 면허 및 자격을 취득한 자가 범죄를 범하거나 형이 확정되면 주무관청이 행정처분을 하도록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면 검사가 주무관청에 범죄사실을 통보하는 것이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의사와 같은 면허 자격의 전문직의 경우 의료법 위반에 대하여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법경찰관이 입건통보하고 만약 사법경찰관이 입건통보하지 않았다면 검찰 사건처리단계에서 다시 검사가 사건 처분과 동시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른다면 보건복지부가 의료법 위반 수사 당시에 의사의 의료법 위반 수사 사실을 수사기관으로부터 통보받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몇 년동안 자격정지를 하고 있지 않다가 뒤늦게 처분을 하는 것이 항상 정당화된되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변호사, 공인회계사, 공인노무사, 변리사 등의 전문직역은 관련법에서 해당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자격정지 혹은 징계처분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사를 다른 전문직역과 비교하여 이와 같이 다르게 규정할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도 어려워 보인다.

결국 현행법 체계에서는 뒤늦게 이루어지는 자격정지처분에 대해서는 불복하여 행정소송으로 보건복지부의 처분의 정당성에 대하여 다투지 않는 한 의료인의 권리를 구제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의료법 개정안에 의하여 자격정지처분의 시효기간이 신설된다면 지금까지의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조속한 입법을 기대해본다.

 

(출처 : 청년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