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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칼럼

[현두륜 변호사] 의료광고 사전심의제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6.03.21 11:50 조회수 : 380


의료광고 사전심의제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

 

작년 12월 의료광고 사전심의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후, 앞으로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관해 의견이 분분한다. 이번 위헌결정을 계기로 의료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견해가 있는 반면, 사전심의제도 자체가 위헌은 아니므로 위헌적인 요소(, 행정권의 관여)만 제거하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의료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요하고 국민의 건강에 직결되므로, 잘못된 의료정보가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고 의료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의료광고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 또한, 잘못된 의료광고로 인한 피해는 매우 광범위하고 심각해질 수 있고 사후적인 제재만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의료광고를 사전에 규제할 필요성도 인정된다. 그러한 점에서, 의료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제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편, 현재까지 나타난 심의제도의 불합리한 요소를 고려해 볼 때,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위헌적인 요소만 제거하는 선에서 심의제도를 개선하자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을 계기로 앞으로 의료광고 심의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부적으로 검토할 사항은 많지만, 여기에서는 크게 세 가지 점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사전심의제도의 대상에 관한 것이다. 의료법 제57조는 모든 의료광고가 아니라, 신문, 잡지, 현수막 등 일정 매체를 이용하는 의료광고만을 사전심의대상으로 한정한다. 이는 의료광고의 수단과 그 방법이 매우 다양하여 모든 의료광고를 사전심의대상으로 하기가 현실적으로 곤란하기 때문이다. 비록 의료법이 일정 매체를 이용한 의료광고만을 사전심의대상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실무에서는 의료광고의 대상이 너무 넓고 포괄적이어서 불필요한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하는 모든 광고는 의료광고에 해당하다 보니, 의료기관의 명칭, 의료인의 성명이나 면허 종류, 전문과목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진료일자와 진료시간, 시설이나 장비 등에 관한 안내도 심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전심의제도의 도입 취지가 잘못된 의료정보를 사전적으로 통제하는데 있으므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인력, 시설, 진료시간 등에 관한 객관적인 사실은 사전에 심의할 필요가 적다. 만약, 그 내용에 허위나 과장이 있으면, 사후적인 제재로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광고 사전심의대상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경력이나 기능, 진료 방법이나 효능 등과 관련된 사항으로 국한할 필요가 있다. 비록 2005년도에 위헌 판결을 받기는 하였지만, 구 의료법 제46조는 특정의료기관이나 특정의료인의 기능·진료방법·조산방법이나 경력 또는 약효 등에 관한 광고를 절대적으로 금지한 적이 있었는데, 이러한 사항을 사전심의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어떨까?

 

두 번째는 사전심의의 기준에 관한 것이다. 의료법 제56조는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광고심의위원회는 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지 않은 사항까지도 심의를 진행하여 불승인하거나 명확한 기준이나 설명 없이 불승인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의료광고 심의 현황자료에 따르면, 심의원안이 승인되는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하고, 해가 갈수록 승인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심의위원회가 의료광고 심의기준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적용하거나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과도하고 자의적인 심의기준은 의료인의 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의료소비자의 알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합리적인 심의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사전심의의 주체에 관한 것이다. 의료법 제57조 제3항은 의료광고 심의업무를 보건복지부장관이 제28조에 따라 설립된 의료인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에 따라 의사·의원·병원·요양병원·종합병원(치과 제외)은 의사협회가, 치과의사·치과의원·치과병원·종합병원(치과만 해당)은 치과의사협회가, 한의사·한의원· 한방병원·요양병원(한의사가 설립한 경우)은 한의사협회가 각각 심의업무를 맡고 있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회원으로 하는 대한병원협회는 의료법이 정한 법정단체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회원들에 대한 광고심의업무에서는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법이 의료인단체(28)와 의료기관단체(52)를 구분하면서 각각 법정단체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고, 의료광고는 의료인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또는 의료법인이 할 수 있는 것이므로(56조 제1),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의료광고는 해당 단체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같은 요양병원이면서 설립자에 따라 심의기관이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하고, 종합병원에서는 의과와 치과 의료광고에 대한 심의를 따로 받아야 하는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 또한, 의료기관의 종별 특수성과 전문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이 의료광고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헌법재판소는 지금까지 3차례(2005, 2007, 2015)에 걸쳐 의료법상 의료광고규정에 대해서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 취지는 의료광고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므로 규제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의료인의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와도 관련되어 있으므로 과도한 규제 역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에 기인하면서 소비자에게 의료기술이나 진료방법을 과장없이 알려주는 의료광고라면 이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도움을 주고 의료인들 간에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므로 오히려 공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현행 의료광고 심의제도는 의료광고의 부정적인 면만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반성이 필요하다. 아울러, 앞으로의 사전심의제도가 행정권으로부터 독립된 민간자율기구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 의료기관 단체에게도 심의업무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출처 : 병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