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기고문/칼럼

[현두륜 변호사] 임의비급여 분쟁은 현재 진행 중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7.05.17 15:49 조회수 : 643

법무법인 세승

현 두 륜 변호사

 

 

현행 국민건강보험 법령에 따르면, 요양급여대상 뿐만 아니라 비급여대상 역시 건강보험법령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비급여대상 중에서 법령에서 인정하는 비급여를 법정비급여라고 한다. “법정비급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양기관이 이를 비급여로 처리하여 그 비용을 환자로부터 받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는데, 실무에서는 이를 임의비급여라고 한다. 임의비급여에는 매우 다양한 유형이 있고, 그 중에는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없거나 법적으로도 불법이 아닌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의료계에서는 용어 자체에 이미 부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임의비급여대신에 보험외 진료라는 보다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현행 법령은 임의비급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실무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상의 부당이득금 환수 규정에 대한 해석을 통해 임의비급여를 금지해 오고 있다. 기존 대법원 판례 역시 임의비급여 발생유형, 환자의 동의, 의학적 필요성 등을 따지지 않고, 임의비급여 진료행위를 예외없이 불법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다가, 여의도성모병원 백혈병환자 사건에서 대법원은 2012. 6. 18. 선고 20102763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서 기존 판례를 변경하였다. 변경된 판결의 요지는, 임의비급여 진료라 할지라도, 1) 절차적 시급성 또는 급여·비급여 편입절차의 부재, 2) 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 필요성, 3)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동의라는 3가지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불법(부당청구)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대법원 판결에 따라 파기환송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17. 4. 19.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영등포구청장의 부당이득금 환수처분 중에서 위와 같은 예외적 허용사유에 해당하는 부분을 취소하고 병원에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비록 상당 부분이 부당청구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기는 하였지만, 병원으로서는 온갖 오해와 도덕적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거의 10년 동안 진행된 여의도성모병원의 임의비급여 소송은 일단락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임의비급여를 둘러싼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고, 그와 관련한 소송도 다수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임의비급여 분쟁은 끊임없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개별 의료기관의 사정이나 잘못 이외에도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이유로 임의비급여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에게 최선의 진료의무를 요구하는 반면, 요양급여기준에서는 경제적이고 비용효과적인 진료를 요구하고 있어서 의료인에게 의무의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의료행위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새로운 의료기술 등이 도입됨에 따라 급여와 비급여의 중간 영역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현행 급여체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불합리하고 불명확한 요양급여기준과 일관되지 않은 심사관행 등으로 임의비급여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임의비급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비록 2012년에 대법원이 임의비급여의 예외적 허용요건을 인정하기는 하였지만, 그 허용요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현실에서 이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2012년 대법원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임의비급여를 원칙적 불법이라고 판단하였지만,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있었다. , ‘환자가 요양급여로 제공되는 기본진료를 넘어선 최선의 진료를 받기를 원하는 경우에 그 진료가 보험재정의 한계를 이유로 국민건강보험에서 제공할 수없는 것이라면, 국민건강보험의 틀 밖에서라도 요양기관과 환자 사이의 진료계약에 의하여 원하는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함이 옳다는 소수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에서도 같은 취지의 의견이 있었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임의비급여의 합법성에 관한 논란은 여전하다.

 

그에 따라, 임의비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령에 임의비급여가 불법인지, 그리고 허용된다면 그 허용요건이 무엇인지 명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하여 일정한 경우(예를 들어, 의학적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양급여 기준을 초과하거나 이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 환자측의 동의를 얻어 비급여진료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법률 개정과 별도로, 불명확하거나 의학수준과 괴리된 불합리한 급여기준을 개선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공개되지 않는 심평원의 내부심사기준이 있으면 이를 공개하고, 중요한 급여기준의 경우에는 내부심사기준 보다는 보건복지부 고시 형태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급여기준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반드시 의료계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등 의료계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

 

또한, 임의비급여의 유형이나 그 사유에 따라 행정처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실무에서는 건강보험 현지조사를 통해서 임의비급여 사례가 적발되면, 전부 부당청구로 간주되어, 해당 진료비는 환수되고, 해당 병원에 대해서는 업무정지 내지는 5배 이내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임의비급여는 그 유형과 원인이 다양하므로, 일률적으로 진료비 환수 및 업무정지(또는 과징금) 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 임의비급여 사례가 발견된 경우에도 무조건 단속이나 처벌 위주로 할 것이 아니라, 그 유형이나 원인에 따라 먼저 행정지도를 통해서 급여결정절차를 거치도록 유도하고, 이것이 시정되지 아니할 경우에 행정처분을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한다고 생각한다.

 

    (출처 : 병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