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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칼럼

[현두륜 변호사] 의료법인의 영리추구금지규정과 부대사업 범위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7.07.25 14:49 조회수 : 468

의료법인의 영리추구금지규정과 부대사업 범위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

 

현행 의료법 제49조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을 1) 의료인과 의료관계자 양성이나 보수교육, 2) 의료나 의학에 관한 조사 연구, 3)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설치·운영, 4) 장례식장의 설치·운영, 5) 부설주차장의 설치·운영, 6) 의료업 수행에 수반되는 의료정보시스템 개발·운영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7) 휴게음식점영업, 일반음식점영업, 이용업, 미용업 등 환자 또는 의료법인이 개설한 의료기관 종사자 등의 편의를 위하여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의료법인이 위 부대사업 외에 사업을 하였을 경우, 법인설립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의료법 제51조 제5). 또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법인과 기타 비영리법인(이하 의료법인등이라고 하며, 여기에는 민법이나 특별법상의 비영리법인이 포함된다)은 의료업 및 부대사업을 할 때 공중위생에 이바지하여야 하며, 영리를 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의료법 시행령 제20).

 

그런데, 최근에 윤소하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법률안은 의료법인등의 부대사업을 제한하고 비영리성을 강조하고 있어서, 앞으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의료법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인등의 영리추구금지 규정을 의료법에 신설하였다. 둘째, 의료법인등은 영리법인(회사)에 출자하거나 회사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현행 세법은 의료법인을 포함한 공익법인이 일정 비율 이상의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경우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 제재를 가할 뿐, 주식 취득 자체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셋째, 의료법인 이외에 다른 비영리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도 의료법에서 통일적으로 규정하였다(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부대사업 범위 제한은 의료법인에게만 적용되고 다른 비영리법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넷째, 의료법인등의 부대사업 범위를 의료법에 제한적으로 열거함으로써, 보건복지부령(의료법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해 그 범위를 확대할 수 없도록 하였다. 다섯째, 의료법인등이 허용된 부대사업 이외의 수익사업을 하였을 경우 필수적으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도록 하였다(현행법에 따르면, 임의적 취소 사유로 되어 있다).

 

위 개정법률안의 기본 취지는 의료업 이외에 의료법인등의 수익사업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정법률안은 의료법시행규칙 개정으로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현행 의료법시행규칙에서 인정하고 있는 부대사업의 일부(예를 들어, 일반음식점영업, 목욕장업, 숙박업, 여행업, 외국인환자유치업 등)를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뿐만 아니라 의료법인등의 회사에 대한 출자와 지분 취득을 전면 금지시키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그 이전 정부의 정책과 배치된다. 이전 정부에서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왔고, 의료법인의 영리회사에 대한 투자(자법인 설립)도 일정 요건 하에서 허용하였다.

 

위 개정법률안은 금년 7. 10.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되었고, 앞으로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절차가 소요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치열한 찬반 논쟁이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의료법인등의 회사 지분 취득금지 규정은 단순한 부대사업 범위의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의료법인등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된다. 현재 의료법인등의 상당수가 회사에 출자를 하거나 증여(기부) 등을 통해서 회사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 법률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문언상 불명확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당수의 의료법인등은 그 지분을 처분해야 하고, 회사의 지분을 증여받을 수도 없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연구 개발 사업도 전면 금지된다. 세법 등 관련 법률도 개정해야 한다. 현실에 상당한 파장을 초래하고 의료법인등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내용이다 보니, 위헌성에 관한 주장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또한, 이번 개정법률안 발의로 소위 의료의 비영리성에 관한 해묵은 논쟁이 재발할 수 있다. 개정법률안의 내용이 의료의 비영리성을 강조해온 입장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시행령 제20조는 의료법인과 ....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은 의료업(부대사업 포함)을 할 때 공중위생에 이바지하여야 하며, 영리를 추구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법률안은 이 규정을 그대로 의료법으로 옮겨왔다. 이는 매우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의료법인등의 영리추구금지를 의료법상의 기본원칙으로 삼아 앞으로 의료법인등의 영리활동을 제한하는 근거로 삼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정에 대한 과도한 해석이나 의미 부여는 경계해야 한다.

 

여기서 영리를 추구해서는 아니된다라는 의미는 영리사업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인을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으로 나누는 기준은, 법인이 영리사업을 할 수 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인이 그 수익을 법인의 구성원에게 배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비영리법인은 법인의 수익을 구성원에게 배분할 수 없고, 영리법인은 구성원에게 배분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당수의 비영리법인은 법인 목적 사업 달성을 위해서 그리고 법인의 설립 목적에 벗어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의료법인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영리사업이 의료업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고 그 수익이 법인의 고유목적사업에 사용된다면, 그러한 영리사업이 의료의 비영리성이나 비영리법인의 본질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진료수익만으로는 정상적인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면, 부대사업은 병원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영리를 추구해서는 아니된다는 의미는 영리사업을 하지 말라가 아니라 지나친 이윤추구를 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영리추구금지규정을 의료법인등의 정상적인 영리사업이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출처 : 병원신문 >